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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추수감사주일, 첫 성찬식

박규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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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푸른이여러분~~


지난주일 우리는 첫 추수감사주일을 지냈지요. 우리 대부분은 농사를 짓지 않으니, 감사주일이라는 말이 더 정확할 듯합니다. 하지만 추수의 의미를 확대해서 올 한 해 동안 우리에게 허락하신 모든 열매에 대한 감사를 올려드리는 주일이라고 생각하면 추수감사주일도 정확한 말입니다. 


중학교 2학년 여름방학 때 회심을 하고, 지금까지 서른 번이 넘는 추수감사절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기억에 남는 추수감사주일은 몇 번 되지 않습니다. 그중 하나는 각자의 집에서 풍성한 과일과 곡물을 가지고 와서 하나님을 예배했던 추수감사주일입니다. 아직도 깊은 인상으로 남아 있습니다. 대봉을 좋아했던 저는, 가득 쌓여가는 대봉을 보며 “하나님은 얼마나 좋으실까!”하며 제가 더 설레기도 했습니다. 하나님의 기쁨을 제가 느끼며 보낸 추수감사주일이었지요. 하지만 대부분의 추수감사주일은 “감사하라”는 설교와 흰 떡을 받던 기억이 전부입니다. 


세월이 흘러 목회자가 되고, 또 한 교회를 책임지는 담임목사가 되면서 마음이 많이 쓰였습니다. 제가 잘못 준비해서 교우들이 첫 추수감사절을 그냥 무덤덤하게 지나가게 하지는 말자고 말이지요. 그래서 첫 성찬식을 하였습니다. 첫 성찬식의 본문을 오병이어의 말씀으로 두고, 참석한 누구나 제외되지 않는 성찬을 가졌습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몸인데, 참으로 다양한 모습이라는 것을 눈으로 보고 싶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성찬기를 만들어 기념했습니다. 빵과 잔이 아쉬운 분은 다시 나와도 된다고 파격적인 말씀도 드렸지요. 놀라면서도, ‘나가볼까?’하시며 슬쩍 미소짓는 모습이 참 행복해 보였습니다.  


푸른이 한분 한분께 깊은 감사를 표합니다. 부족한 저를 믿고 올해를 따라와 주신 것 참 고맙습니다. 리더십을 인정해주고, 좋은 것 보실 때마다 저를 떠올려 주시고, “우리 목사님~”하시며 살갑게 맞아주시고, 기도해주신 것 정말 고맙습니다. 


스마트폰에 저장된 저의 가족사진을 볼 때마다, ‘내 인생을 건 사람들’이라고 고백을 합니다. 그리고 여러분도 제게 그런 분들이 되었셨습니다. 제 인생을 걸고 함께 할 사람들이 되어주셨습니다. 저의 목회가 목회적 야망이나, 커다란 교회를 이루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과 여러분의 자녀와 그 자녀의 자녀가 이 세상에 보내신 하나님나라백성으로 한 몸 이뤄 살아가도록 돕는 것, 그것이 제게 하라고 하신 일입니다. 가장 가치있는 그 일, 가장 아름다운 그 일, 가장 놀라운 그 일을 맡게 해주신 하나님과 여러분께 큰 감사드립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를 하나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도록, 포기하지 않도록 격려하시고 힘을 주시는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시다. 남은 시간도, 또다시 허락해주실 한해도 마음 중심에서 나오는 감사와 헌신의 마음을 담은 삶의 예배를 드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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