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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절에 대한 오해와 그 오해에 대한 오해

박규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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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대림절 넷째주일을 맞이했습니다. 곧 성탄입니다. 그런데 한 번쯤 들어보신 것처럼 원래의 성탄절은 12월25일이 아니지요. 심지어 4세기가 될 때까지 교회에는 “성탄절”이라는 절기 자체가 아예 없었습니다. 초기교회시대에는 성탄절에 대한 언급이 없습니다. 신약성경이 대표적입니다. 복음서, 서신서 모두 예수님의 공생애, 즉 고난, 죽음, 부활, 승천은 매우 중요하게 다루지만 예수님이 “탄생하신 날”에 대한 이야기는 많지 않습니다. 


물론 예수님의 탄생기록이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은 탄생 그 자체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구주의 탄생이 구약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혹은 이방인의 구원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를 설명하기 위한 기록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마태복음에서는 동방박사들이 중요하게 부각되고, 누가복음에서는 목자들이 중요한 인물이 되는 것이지요. 


4세기까지 없던 성탄절이 교회의 절기가 되면서, 당연히 당시의 문화와 혼용이 되었습니다. 가장 알려진 사실은 12월25일이 태양신의 생일로 믿고 기념한 이란 지역에서 유래했다는 것입니다. 태양신을 숭배하는 페르시아의 미트라교는 초대교회 당시 로마제국에 널리 퍼져 있었습니다. 로마인들은 태양이 절대 죽지 않는다는 사실에 주목하며, 12월25일을 태양의날, 승리의날로 기념하며 축제를 벌였습니다. 역사적으로 성탄절은 그날에서 유래합니다. 그래서 현대의 성탄절이 이방의 풍속이라고 강조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우리가 아는 성탄절이 그 성탄절이 아니니 오버하지 말라”는 것이지요. 어떤 분은 “교회에서 몰아내야 한다”고 까지 말합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기독교가 로마 안에서 힘을 얻으며, 기독교는 미트라교의 태양숭배풍속을 이용해 예수님의 탄생을 기념하게 됩니다. 세상의 빛이시며, 구약에서 예언(말4:2)된 ‘의로운 태양’이신 그리스도를 진정한 영적 태양으로 선포한 것이지요. 그 신앙의 유산까지 거부해서는 안 됩니다. 사실, 이 세상에 문화적으로 순수한 종교는 없습니다. 


하나님 외에는 크리스마스의 정확한 날짜를 아무도 모릅니다. 앞으로도 알려질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그러면 복음서의 기자들은 그 중요한 날짜와 연도를 왜 정확하게 기록하지 않은 걸까요? 어쩌면 그 날짜를 몰라도 신앙생활에 별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은 아닐까요? 생각해보십시오. 그리스도의 성육신의 의미를 되새기지 못하면서 정확한 날짜를 기념한다면, 그런 기념이 무슨 의미가 있을지 말입니다. 반대로, 그 의미를 잘 기억하고 삶으로 구현하고 있다면 정확한 날짜가 뭐가 그리 중요할까요? 성탄의 진정한 의미를 기억하고 기념하는 한, 우리는 날마다 크리스마스를 즐겨도 됩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대림절기를 무척이나 중요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교회력에서는 성탄절을 기점으로 4주전부터 대림절을 시작합니다. 대림절기는 주님의 초림을 기념하고, 재림을 고대하는 기간입니다. 그리고 대림절기가 끝나면 주님이 우리와 함께하신다는 주현절로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대림절 안에서 성탄절을 기념하고 축제의 날로 삼으십시오. 성탄절에 대한 오해가 풀리고, 그 오해에 대한 오해도 풀려서 순수하게 기뻐하는 성탄절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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