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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접종과 사회적 책임

박규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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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목요일(27)부터 네이버와 카카오톡에서 잔여백신을 예약할 수 있는 간편한 예약방법이 제공되고 있습니다. 갑자기 몸이 안 좋아졌다든지, 개인적인 사정이 생겨 백신을 맞지 못할 경우, 폐기할 수밖에 없는 백신을 활용할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그런 와중에 언론에서는 백신 접종 후 사망했다는 선동적인 기사들이 매일 나오고 있습니다. 인과관계가 충분히 밝혀지기도 전에 말이지요.


오늘의 시대 속에서 그리스도인들이 해야 할 마땅한 사회적 책임은 백신을 먼저 맞는 것이 아닐까하는 마음입니다. 그리고 그 마음을 하나님께서도 옳게 여기시겠다는 생각입니다. 모든 국민들이 백신을 맞으려 줄을 섰을 땐, 먼저 맞도록 양보하는 자세가 그리스도인다운 모습이겠지요. 반대로 백신을 맞는 것이 두려워 주춤거리는 상황 속에서는 먼저 맞음으로 그들을 안심시키는 것이 또한 그리스도인다운 자세가 아닐까요? 전 세계가 집단면역을 이루고자 애를 쓰고 있는 상황에서 말이지요.


가끔 두통이 있을 때마다 먹는 대중적인 두통약이 있습니다. 그 옆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있습니다. “위장출혈이 유발될 수 있고, 중대한 심혈관계 혈전반응과 심근경색증 및 뇌졸중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또 상처가 나면 바르는 연고에도 이런 문구가 적혀있습니다. “환부에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양약은 그 제조 특성상 이런 가능성들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그렇게 심각하게 여기지 않습니다. 말 그대로 그런 가능성은 있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지난해 하루평균 교통사고 사망자수가 11.5명입니다. 하루에 11명이라는 건 어마어마한 숫자입니다. 그런 수치에는 무감각하면서, 정말 가능성이 낮은 백신접종으로 인한 사망사건에, 그리고 대부분이 아직 인과관계가 증명되지 않은 것에 지나치게 예민한 것은 의료적인 반응이라기 보다는 정치적인 반응에 가깝다는 생각입니다.


현재와 같이 백신접종을 두려워하는 시민들이 많은 시대에는 그리스도인들이 백신을 맞는 것이 이웃을 향한 사랑을 직간접적으로 실천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평범한 두통약에도 적혀있듯 부작용이나 이상반응에 대한 두려운 마음이 들 수 있겠지요. 하지만 내가 그리스도인이라고 하면서, 다른 사람이 맞는 것을 보고 그다음에 맞겠다고 미룬다면, 결국 다른 사람의 목숨을 담보로 내 안전을 확보하겠다는 것이 아닐까요? 역사 속 크리스천은 위기 상황에서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희생한 사람이지, 다른 사람의 희생을 담보로 안전을 누린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한국교회와 교단들이 이런 캠페인을 벌였으면 좋겠습니다. 적어도 교단의 목사들과 장로들이 먼저 백신을 맞자는... 방역지침을 지켜야 하는 때에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라거나 예배를 드리게 해 달라는 데모대신에 말이지요. 그러면 조금은 그리스도인을 바라보는 인식이 바뀌지 않을까요?


저와 제 아내는 백신접종 대상에 들려면 끝이 보이지도 않을 만큼 멀리 있겠지만, ‘노쇼’로 인한 빈자리가 생길 경우 언제든지 먼저 맞으려고 합니다. 가까운 병/의원 5곳에 알림신청을 해두었습니다. 감사하게도 잔여백신이 없을만큼 많은 분들이 맞고 계십니다. 이렇게 코로나가 끝나면 안도의 마음과 함께 많이 부끄러울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무엇을 했을까? 한국교회가 무엇을 했을까? 사람들은 무엇을 기억할까? 그리스도인으로 사는 한, 이 세상 속에서 하나님나라백성으로 사는 한 이것은 우리가 피할 수 없는 천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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