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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돌보고 가꾸어야 하는 생명체

박규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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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나게 추운 날씨를 보내고 있습니다. 올해에는 거창하게 시작하지 말자고, 나름 소박하게 세웠던 계획들도 모두 대기중입니다. 신경 쓸 겨를이 없어서입니다. 자동차는 번번이 배터리가 방전되어 세 번이나 출동서비스를 불렀지요. 또 방전될까 싶어 두 차를 번갈아가며 아침과 저녁으로 30분 이상씩 시동켜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겨울에 들어서니 목이 계속 불편한 중에 있어서, 컨디션이 엉망입니다. 게다가 집에 수도가 얼고, 보일러(지열)도 에러 아닌 에러가 났습니다. 언 땅이 녹기 전까지는 작동이 어렵다고 합니다. 날씨를 통해 인간 또한 이 우주 삼라만상에 하나의 미물임을 배웁니다. 자연은 정복의 대상이 아니라, 돌보고 가꾸어야 하는 생명체라는 것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상대방이 화나지 않도록 안색을 살피고 배려해야 하듯, 자연을 대하는 자세도 그래야 하지 않을까요? 자연에 대한 깊은 감수성을 가진 백영기목사님의 글을 옮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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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숲이나 나무, 흙이나 물을 체계 있게 또는 깊이 공부한 사람이 아니다. 그저 어린아이와 같은 수준정도로 알고 있다. 눈에 보여 지고 나타나는 대로 알고 있다. 어쩌다가 관련된 책을 보면 아주 구체적이고 학문적인 깊이가 있다. 때론 더 공부해 보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그러질 못했다. 정말 필요한 사람들은 공부를 더 해야 하고 그래서 가르치기도 하고 앞서 가기도 해야 하겠지만 나같이 목회를 하는 사람은 잘 모르기도 하고 또 적당히가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사실 한편으로는 학자들이나 연구를 해야 하는 사람들 말고는 그렇게 깊이 있게 알아야 될까도 생각이 든다.


신학교에 다닐 때 어느 교수가 했던 말이 기억이 난다. “예수께서 보셔도 무슨 말인지 모를 정도로 어려운 신학서적이 정말 많다.” 예수님의 복음은 그리 어렵지 않고. 누구나 보고 들을 수 있도록 단순하고 쉽게 말씀하셨다. 그렇게 길게도 말하지 않으셨고 복잡하게 설명하지 않으셨다. 정말이지 성경만 잘 읽고 모르는 것은 좀 생각만 하면 얼마든지 그 말씀의 뜻과 내용을 알아차릴 수 있는 것이 성서라 했다. 그런 면에서 숲이나 나무, 흙 또는 물과 같은 자연도 그렇지 않을까 생각된다. 무슨 설명이 필요하고 무슨 또 다른 해석이 필요한가. 관심이 없고 제대로 보지 않고 생각을 하지 않아서 그렇지 무얼 모를 수 있단 말인가.


하나님의 계시에는 자연계시가 있다. 삼라만상(森羅萬象), 그러니까 자연을 통해서 하나님의 존재와 뜻을 드러내고, 자연을 통해서 하늘의 은총을 내리신다는 말이다. 복음서에 보면 예수께서도 말씀을 하실 때에 자주 자연을 비유와 예로 들어 말씀하셨다. 그만큼 쉽고 분명하다는 뜻이 아닐까. 자연이 망가지고 소중한 많은 것들을 잃고 나니 그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좋은 것이었는지를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아직도 정신 못 차리고 전혀 감도 못 잡는 사람들이 많지만 전에 비해 사람들이 자연과 생태, 생명에 대해 고민하며 다가서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이번 주일은 우리교회가 환경주일을 맞아 자연예배로 드리는 날이다. ‘들의 꽃을 보고 하늘을 나는 새를 보며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노래할 수 있는 우리.’가 되면 좋겠다. 자연의 선물, 자연의 은총은 말로 헤아릴 수가 없다. 온 세상 가득한 이 모든 것을 어떻게 말로 할 수 있으며 몇 번으로 끝낼 수 있는가. 평생을 살며 온 몸과 삶으로 받아들이고 반응하며 살아야 할 일이다. 맑은 물, 푸른 숲, 우람한 나무들과 기름진 땅, 낮의 해와 밤의 별과 달, 시원한 바람과 비, 굽이굽이 산과 들을 휘어감아 흐르는 내와 강은 참으로 우리 생명의 젖줄이다.


이런 아름다운 세상에 살게 하신 하나님께 얼마나 감사하고 행복한지, 이 감사와 행복이 부디 우리 자손들에게도 전달될 수 있기를 바라며 살아가면 좋겠다. 사람만 잘 사는 게 아니라 모든 생물이 그렇게 살아가기를 기도하고 또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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