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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창조절

박규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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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교회는 작년부터 창조절기를 교회력의 한 부분으로 삼아 기념하고 있습니다. 창조절기는 9월 첫째주일부터 대림절 전까지의 7주간입니다. 그 위치에서 알 수 있듯, 창조절은 교회력 가운데 가장 마지막 절기입니다. 대림절성탄절, 메시아의 탄생과 오심으로 시작된 교회력은 주현절사순절, 그리고 부활절을 통해 하나님의 은총과 사랑이 성취됨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성령강림절을 통해 메시아의 다시오심을 고대하며 사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삶인 것을 가르쳐줍니다. 


그러다가 성령강림절의 후반부를 창조절로 지키는 전통이 근래에 생겨났습니다. 성령님과 함께 이 세상의 완성을 기다리며 사는 우리의 삶이 이 세상에서 먼저 이뤄져야 하는 까닭에서입니다. 하나님나라는 이생을 버리고 피안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그 나라가 이 땅에 먼저 이루어져 가는 것이 복음의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신학적으로나 성경적으로도 하나님이 온 세상의 왕이신 것, 창조주이신 것, 그리고 하나님의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처럼 땅에서도 이루어지는 것도 이런 맥락과 같이합니다. 그렇기에 창조절은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그 본래의 뜻에 따라 보호하자는 그리스도인의 신앙고백이 담겨있는 절기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성령님과 함께하는 삶이 필요합니다. 성령님과 함께하는 삶은 종교활동을 많이 하는 삶이 아니라, 생명에 대한 경외가 깊어지는 삶, 피조물들의 탄식에 민감해지는 삶, 세상의 중심보다 변두리에 더 눈과 귀를 여는 삶, 내 것보다 내 것이지 않은 것에 관심을 기울이는 삶입니다. 이것을 신학적으로는 하나님의 창조사역에 동참하는 삶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창조주 하나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시고 끝난 것이 아니라, 그분의 청지기로 인간을 세우셨고, 그들이 바르게 경영하도록 부탁하셨습니다. 그 본래의 가치와 의미와 목적이 드러나도록 위임하신 것이지요. 하지만 창조세계는 이제 거의 한계에 다다른 듯합니다. 이제 자연은 낭비나 오염의 문제가 아니라, 회복불가능의 수준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창조절을 지키는 삶, 녹색영성과 녹색교회를 이루는 삶이 중요합니다. 놀랍게도 창조세계를 온전하게 하는 것은, 나를 건강하게 합니다. 나의 변화(소비습관, 식습관, 생활습관, 여가, 기호 등)가 함께 이루어져야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세상을 총체적으로, 나라는 존재를 총체적으로, 신앙을 총체적으로 보는 푸른이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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