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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자는 다 보인다"

박규남
조회수 173


숨바꼭질

                               정을순


오만데

한글이 다 숨었는 걸

팔십 넘어 알았다

낫 호미 괭이 속에

ㄱㄱㄱ

부침개 접시에

ㅇㅇㅇ

달아놓은 곶감엔 

ㅎㅎㅎ

제 아무리 숨어봐라

인자는 다 보인다


============


여든 넘어 한글 공부를 시작한 정을순 할머니..

83세에 쓴 시로 상도 받고 꽤나 유명해지셨다지요.

한글을 알고 나니, 글씨를 배우고 나니 “오만데” 다 한글이 있다는 할머니..

글씨를 몰라 주눅들었던 여든 해는 온데간데 없고,

“제 아무리 숨어봐라”하시는 기개에 되려 눌리게 됩니다.

“인자는 다 보인다” 이 말이 제게는 참 부끄러운 말로 다가옵니다.

꼭꼭 숨어있던, 그래서 비밀(mystery)이었던 하나님나라..

“보이지? 어째 이게 니 눈에는 안 보인다냐?”하는 음성처럼 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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