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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부바" 하나님

박규남
조회수 130

넷째가 막내여서인지, 곧잘 안아달라, 업어달라, 무등을 태워달라 합니다.

그러면 요즘 제법 무겁긴 하지만, 

아직은 약해보이고 싶지 않아 업어주고, 또 무등을 태워줍니다.

곁에서 보는 아내는 불안해하지만, 윤슬이는 한없이 편안해합니다.

하지만 이것도 이제 얼마 가지 못할 겁니다.

윤슬이가 요즘 ‘겁나게’ 많이 먹고 있거든요.


그러고 보니 누군가의 등에 이렇게 업혔던 기억이 있었나 싶습니다.

분명 아버지나 할아버지의 등에 업혔을 텐데,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던 것 같은 기억입니다.

너무 오래되어서인지, 아니면 오래 떨어져 살아서 진짜 그런건지 모르겠습니다.


이사야서를 여러 번역본으로 읽던 중 공동번역에서 참 기막힌 구절을 만났습니다.

   야곱 가문아, 내 말을 들어라. 이스라엘 가문에서 살아 남은 자들아, 들어라. 

   너희가 세상에 태어날 때부터 나는 너희를 업고 다녔다. 

   모태에서 떨어질 때부터 안고 다녔다.” (이사야 46:3, 공동번역) 

“니가 세상에 태어날 때부터 나는 널 업고 다녔다” 


다 큰 제가 누군가에게 업히는 일은 불편한 일입니다.

무엇보다 편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나보다 힘쎈, 나보다 훨~~씬 더 큰 존재에게 업히는 일은 행복한 일입니다.

그렇게 하나님께 업혀 한참을 돌아다니는 상상을 해 봅니다.

집으로 가는 길, 제 등에 업혀 잠이 든 윤슬이처럼 말이지요.


“니가 세상에 태어날 때부터 나는 널 업고 다녔다”

제게 “어부바”하시며 기꺼이 등을 내어주시는 주님께 모든 걸 맡기며 훌쩍 업혀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듭니다.

어른이 되어서도 즐거운 일일 겁니다.


하지만 이제는 어른이 되었으니, 업히는 것을 염치없어하는 제게 말 걸어 오십니다.

   너희는 늙어가도 나는 한결같다. 너희가 비록 백발이 성성해도 

   나는 여전히 너희를 업고 다니리라. 너희를 업어 살려내리라.

   (이사야 46:4, 공동번역)

“업혀라, 내게 업혀라. 백발이 되도 널 업고 다니마.”

제 숨결과 눈물을 그 등으로 고스란히 받아내주는 어부바 하나님이시니

그 등에 콧물과 눈물 다 쏟고 다 닦으며 잠들었다 일어나면 다 별일 아닐 겁니다.

제 인생의 온 무게를 지고, 제 다리가 되어 대신 걸어주시는 분의 등이 여전히 

거기 있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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