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공간

Live Church, Live Community

Home  >  소통공간  >  목회칼럼

가을에는 웃을 일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박규남
조회수 106

어디 가을 뿐일까요? 우리가 사는 일 년 내내, 하나님나라 백성으로 사는 우리에게 웃음과 유머는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세상이 깨어지고 망가졌음을 아파하는 우리이고, 공중의 권세잡은 자가 미혹하는 세상임을 알기에, 우리의 삶은 늘 엄격하고 진지하기 쉽습니다. 그런 세상에서 하나님나라를 먼저 살아가고, 보여주는 우리의 삶은 전투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마치 선교지에서 살아가는 선교사님들처럼 말이지요. 그렇기에 낙관과 유머, 웃음이 사라지면 고역이 됩니다. 이 가을에는 우리에게 웃을 일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시덥잖은 유머에도 박장대소하는 여유도 생겨나면 좋겠습니다.


노인정의 한 방안에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이 따로 모여있었습니다. 그분들 중에 김 할머니라는 분은 팔순이 넘어 귀가 어두우셨습니다. 하루는 김 할머니가 가장 싫어하는 송 할머니도 계셨습니다. 송 할머니는 그날도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자랑을 늘어놓았습니다. 그날은 자식자랑이었습니다. “아이구! 우리 아들이 최고급 ‘벤츠 세단’을 샀는디, 을매나 좋은지 몰러.”


하지만 귀가 어두운 김 할머니가 큰 소리로 면박을 줬습니다. “어휴~! 저 할망구는 별것도 아닌 걸루 맨날 자랑질이여~~. 인자는 허다허다 안된니께 ‘배추 세단’ 산 것가지고 자랑질하구 자빠졌구먼.”


이렇게 티격태격하고 있는 그때, 옆에서 묵묵히 장기를 두던 노인정의 최고 어르신인 왕 할아버지가 시끄러웠는지 버럭 소리를 질렀습니다. “왜 이리 시끄러! 이 할마씨들이 아까부터 왜 자꾸 ‘빤스 세장’갖구 난리들이여. 그냥 적당히 입어!”


‘피식’하고 웃음이 나오시죠? 건강하신 거예요. 

박장대소 하셨나요? 주님을 많이 닮으신 분입니다.

혹시 ‘이게 뭐라고. 웃긴건가?’ 하셨나요? 내면에 어디가 아픈지 살펴보십시오.

‘주여~ 목사님이 이젠 허다허다 시덥잖은 유머까지 강요하네요’하신 분은 없으시겠지요? 주님이 만드신 세상에 경탄과 감탄이 사라지면 곧 부르신다는 징조입니다. 그러니 웃으십시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이 있습니다. 귀가 어두우면 엉뚱한 소리를 하게 되지요. 하물며 생각이 어두우면 더 큰 문제가 되겠지요. 자기 생각에 사로잡혀 다른 사람의 말을 이해하지 못할뿐더러, 이해하려고도 들지 않으니까요. 자기 말만 계속하는 사람들에 피곤합니다. 같은 시대, 같은 공간에 살지만, 외계인처럼 느껴집니다. 이 가을, 활짝 웃으십시오. 그리고 나도 그런 사람이 아닌지 자주 마음의 창문을 열어 살피십시오.

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