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공간

Live Church, Live Community

Home  >  소통공간  >  목회칼럼

독서주간을 가지려 '애쓰는' 이유

박규남
조회수 127

우리교회 전임교역자가 되면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1주간의 독서주간이 주어집니다.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책은 사주지 않습니다.^^; 독서주간의 필요성은 제가 오랜 부교역자 생활을 하며 얻은 노하우 아닌 노하우입니다. 목회는 필연적으로 목회자 안에 있는 것을 끄집어내는 일이다보니, 채움이 매우 중요합니다. 채움이 사라지면 설교는 말장난이 되기 쉽습니다. 또 일관성이 부족해지고, 연속성이 사라집니다. 결국 즉흥적이 되어버리지요. 깊이가 없으니 설교에는 선동만 난무하게 되구요. 


그렇기에 목회에서 채움, 즉 연구는 필수적입니다. 무엇을 채웠느냐에 따라 설교자가 되기도 하고, 선동가로 전락하기도 합니다. 저에게 독서주간은 그저 1주일간의 책 읽는 시간이 아니라, 설교자가 되기 위한 몸부림입니다. 이 때 만큼은 특정 주제, 특정 작가, 읽어야 하는 책을 집중해서 읽고 연구하고 사유하는 시간입니다. 무엇인가를 생산해내기 위한 시간이 아니라, 채우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시간입니다. 목회자에게는 그런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야 효율의 신화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저는 독서를 ‘한 문장을 찾는 여행’이라고 말하기를 좋아합니다. 제가 독서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책을 읽다가 마음을 흔드는 한 문장을 만날 때 우리는 존재의 변화를 경험합니다. 그 한 문장에 삶이 바뀌는 것이지요. 책 속에서 길어낸 한 문장으로 삶이 변하는 사람이 있고, 평생 잊혀지지 않을 꿈을 간직하며 살아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반면 가까운 이가 함부로 내뱉은 한 문장 때문에 삶이 파리해지고, 평생을 스스로 만든 감옥 속에 사는 사람도 있습니다. 인간이라는 존재가 참 대단한 듯 보이지만, 한 문장이면 충분한, 한 문장을 겨우 담고 살아가는 존재라는 생각입니다.


하나님은 꿈꾸는 분입니다. 꿈을 이루는 분이시기에, 하나님은 꿈을 꾸십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상상력은 현실보다 힘이 셉니다. 마찬가지로 상상력의 힘을 아는 사람은 꿈이 현실보다 강하다는 것을 압니다. 좋은 책은 그러한 하나님의 마음을 보게 합니다. 올해도 한 문장으로 찾아오시는 하나님을 설레는 마음으로 잘 만나 뵙고 돌아오겠습니다. 내년부터는 책도 사주기를 상상해봅니다!


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