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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언제까지, 그 물결표시 하나 남기고..

박규남
조회수 13


지난 금요일 한 케이블방송사와의 인터뷰 촬영이 있었습니다. KTV의 <K-특강! 생각의 힘>이라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지난 5월에 방영되었던 SBS 일요다큐를 보고 저희 부부이야기를 담고 싶었다고 합니다. 특별한 생각을 가진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으려는 자신들의 프로그램과 어울려서요. 거절을 하려다 이번에는 출연료가 있는 듯하여 촬영을 허락하였습니다.


인터뷰 질문에 답하면서 제 마음 속에 사라지지 않는 생각 하나가 있었습니다. 윤지, 윤성, 윤담, 윤슬.. 결국 네 아이가 살아야하는 인생이 있다는 마음입니다. 부모인 우리가 먼저 떠나야 하는 시간이 오겠지요. 그때도, 그 이후도 네 아이들이 지금처럼 충만하고 행복한 인생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고 보면 우리는 물결표시 하나를 남기는 인생입니다. 우리의 묘비에는 우리의 이름과 물결표시 “~” 하나가 남을 겁니다. 태어난 해와 죽은 해의 사이에 물결표시 하나, 그게 우리가 어떻게 살았는지의 모습입니다. 그 표시 안에 넣을 말은 다 다르겠지요. 역사가 기억해주는 내용도 있겠고, 친구들이 기억해주는 것들도 있을 겁니다. 결국 그렇게 물결표시 하나 남기고 가겠지요.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그 물결표시를 어떻게 평가하실지 궁금합니다. 이제 그만 안달하고, 여러분과 저의 물결표시 안에 참 묵직하고 울림이 큰 메시지가 담기는 삶을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물결표시

                         한정원

짧은 물결 표시 ~ 안에서

그가 긴 감을 자고 있다

휘자(諱字) 옆에 새겨진 단단한 숫자

‘1933년 3월 18일~2010년 4월 22일’

웃고 명령하고 밥을 먹던 거대한 육체가

물결 표시 위에서 잠깐 출렁거린다

햇빛이고 그늘이고 모래 산이던,

흥남부두에서 눈밭이었던,

국제시장에서 바다였던

그가 잠시 이곳을 다녀갔다고

뚜렷한 행간을 맞춰놓았다

언제부터 ~ 언제까지 푸르름이었다고

응축된 시간의 갈매기 날개가 꿈틀

비석 위에서 파도를 타고 있다

효모처럼 발효되는 물결 표시 안의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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