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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보면, 아련해질 날이 오겠지요

박규남
조회수 69

  잠깐 꾸는 꿈같이

                    이태수


담담해지고 싶다


말은 담박하게 삭이고

물 흐르듯이 걸어가고 싶다


지나가는 건 지나가게 두고

떠나가는 것들은 그냥 떠나 보내고


이 괴로움도, 외로움도, 그리움도

두 팔로 오롯이 그러안으며


모두 다독여 앉혀놓고 싶다

이슬처럼, 물방울처럼


잠깐 꾸는 꿈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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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무탈할거라고 과신했기 때문일까요?

별거 아니라고 무심했기 때문일까요?

코로나가 제게도 찾아왔습니다.


몸의 힘듦보다도 다른 분들이 나를 신경쓴다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고 불편했습니다. 

언제까지나 신경을 써주는 존재이길 원하지, 

신경쓰임을 받는 존재가 되고 싶지 않았습니다. 

겸손인 듯하면서도, 지독한 교만에 가깝습니다.

나는 베풀 사람이지, 베풂을 받을 사람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더 큰 교만이 찾아오기 전에 담담히 받아들이고, 물 흐르듯이 걸어라가고 하십니다.

그러면서 삶을 보는 눈을 허락하십니다.

다 못 챙긴 것, 이미 늦은 것 같아서 아쉬운 것, 후회되는 것, 원망스러운 것, 

이미 지났으니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두고 살아가라고 하십니다. 


십자가를 지팡이 삼아 일어나서, 그 십자가를 지고 가며 주님의 창조를 기대합니다.

그러다 보면 이 모든 시간이 잠시 꿈 한 번 꾼 것처럼 아련해질 날이 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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